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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유산 상속/2. 플랫폼별 디지털 유산 상속 방법

사망 후 메신저 계정, 이렇게 상속하세요 – 카카오톡·텔레그램·왓츠앱 절차 정리

by wishforwish 2025. 8. 10.

1. 메신저 계정, 이제는 상속의 대상이다

사람들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사용하는 메신저 앱에는 단순한 대화뿐만 아니라 인생의 기록, 가족과의 추억, 중요한 사진과 영상, 금융 정보, 업무 관련 메시지까지 포함되어 있다. 카카오톡, 텔레그램, 왓츠앱과 같은 메신저 앱은 이미 수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글로벌 플랫폼이며, 사용자 한 명당 수년 치의 디지털 기록이 쌓여 있다. 그만큼 메신저 계정은 현대 사회에서 중요한 디지털 자산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사용자가 사망했을 때, 해당 메신저 계정은 어떻게 처리되어야 할까? 단순히 삭제하는 것이 최선일까? 아니면 유족이 그 계정을 물려받아야 할까? 실제로 사망자의 메신저에는 가족에게 꼭 필요한 정보가 담겨 있을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법적·재산적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고인의 계정은 비밀번호, 인증수단 등의 문제로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고 사라지는 현실이다. 이로 인해 유족은 사망자의 중요한 기록을 영영 확인하지 못하거나, 불필요한 구독과 자동 결제를 해지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메신저 서비스별 계정 상속 절차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사망 후 메신저 계정, 이렇게 상속하세요 – 카카오톡·텔레그램·왓츠앱 절차 정리

 

2. 카카오톡 – 국내 대표 메신저의 계정 상속 절차

카카오톡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메신저다. 이 앱은 단순한 대화를 넘어서, 카카오페이, 카카오T,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워크 등 다양한 서비스와 연동되어 있으며, 클라우드 저장, 대화 백업, 사진·영상 공유, 송금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망자의 카카오톡 계정은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아니라, 디지털 금융과 사회생활의 중심 도구일 수 있다.

카카오에서는 이용자가 사망한 경우, 유족이 계정 삭제 또는 이용 정지를 요청할 수 있도록 공식 절차를 마련해 두고 있다.
✔ 필요 서류는 다음과 같다:

  • 사망진단서 또는 사망사실이 기재된 기본증명서
  • 가족관계증명서
  • 신청인의 신분증 사본
  • 카카오 계정 정보(전화번호, 이메일 등)

위 서류를 준비한 후 카카오 고객센터로 이메일 또는 웹사이트를 통해 문의하면, 계정 삭제 요청은 가능하지만, 대화 내용이나 사진 등 콘텐츠에 대한 접근 권한은 원칙적으로 제공되지 않는다.
이는 개인정보 보호 원칙에 따라, 본인이 아닌 제3자에게 대화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정책 때문이다.

따라서 사망자 본인이 생전에 카카오톡 대화 백업을 설정하고, 해당 백업 파일과 복구용 인증 정보를 가족에게 남겨두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상속 방법이다. 또한 ‘디지털 상속 위임장’ 또는 유언장을 통해 해당 계정에 대한 관리 권한을 특정인에게 위임하면, 향후 법원 명령을 통해 일부 정보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다.


3. 텔레그램과 왓츠앱 – 강력한 보안이 상속을 어렵게 만든다

텔레그램과 왓츠앱은 종단 간 암호화(E2EE)를 기본으로 하는 메신저다. 텔레그램은 특히 보안성과 익명성을 강조하는 플랫폼으로, 사용자가 사망하더라도 플랫폼 자체에서 메시지를 복호화하거나 접근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왓츠앱 또한 메타(구 페이스북)의 자회사이지만, 동일하게 강력한 종단 간 암호화를 사용한다.

텔레그램의 경우, 계정은 장기간 미사용 시 자동으로 삭제되는 기능이 있다. 사용자가 사망하면, 그 계정이 ‘비활성 계정’으로 간주되어 6개월, 1년 등의 설정된 기간 이후 자동 삭제된다. 유족이 텔레그램에 계정 삭제 요청을 할 수는 있으나, 그 안의 대화 내용, 사진, 영상 파일은 누구도 복구할 수 없다. 텔레그램은 심지어 회사 자체도 사용자 메시지에 접근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왓츠앱의 경우, 유족은 메타 고객센터를 통해 계정 비활성화 요청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메시지 백업 파일이나 클라우드 연동 없이 대화 내용이나 미디어 파일을 복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특히 왓츠앱은 구글 드라이브 또는 아이클라우드에 메시지를 백업하는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생전에 백업 설정을 해 두었다면, 유족이 해당 클라우드 계정에 접근하여 데이터를 복원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 두 메신저 서비스는 사후 상속보다는 생전 준비가 전부인 서비스라 볼 수 있다. 클라우드 백업 활성화, 계정 정보와 인증수단 공유, 디지털 상속 문서 작성이 없었다면, 유족은 계정조차 열어보지 못한 채 삭제를 선택해야 한다.


4. 현실적인 메신저 계정 상속 전략과 유언장 작성 팁

메신저 계정은 개인정보가 가득 담긴 공간이다. 사생활 보호와 보안이 중요하기 때문에, 단순히 계정을 넘긴다는 개념보다는, **‘접근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현실적인 상속 전략이 된다. 이를 위해 사용자 본인은 생전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다.

1. 계정별 정보 문서화:
자주 사용하는 메신저 계정의 전화번호, 이메일, 로그인 방식, 백업 여부, 클라우드 연동 상태를 정리한 문서를 만들어 암호화해 저장한다. 이 문서는 USB, 외장하드, 클라우드 등 안전한 곳에 보관하고, 가족 또는 법적 상속인에게 열람 가능 여부를 전달한다.

2. 백업 기능 활성화:
카카오톡은 iCloud 또는 구글 드라이브에 대화 백업 가능. 텔레그램은 대화 백업 기능이 없지만, 수동으로 대화 기록을 저장하거나 복사해둘 수 있다. 왓츠앱은 클라우드 자동 백업 설정이 필수적이다. 이 백업 파일은 상속의 열쇠가 된다.

3. 디지털 유산 상속장 작성:
공증된 유언장 또는 디지털 상속 위임장에 메신저 계정 정보와 함께 “사망 시 ○○○에게 해당 계정의 관리 권한을 이관한다”는 내용을 명시하면, 향후 법원 명령을 통해 접근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4. 휴대폰 잠금 해제 정보 공유:
대부분의 메신저는 2단계 인증을 휴대폰을 통해 진행하기 때문에, 해당 기기 자체의 잠금 해제 코드, 생체인식 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 정보 없이 상속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