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디지털 유산 상속/5. 해외 사례 및 정책 비교

플랫폼별 디지털 유산 상속 정책 비교: 구글, 애플, 카카오, 네이버

by wishforwish 2025. 8. 7.

 

1. 플랫폼이 곧 자산이다 – 상속도 개별 정책 따라 달라진다

디지털 자산이 실생활의 중요한 자산으로 인식되면서, 사람들은 이제 ‘내가 죽은 뒤 이 계정은 누가 관리하게 될까?’라는 현실적인 질문을 하게 되었다.
한 사람의 삶이 온라인에 깊숙이 녹아든 지금, 구글 계정에는 이메일과 구글 드라이브가, 애플 계정에는 사진과 아이클라우드가, 카카오에는 메시지와 페이 내역이, 네이버에는 블로그·메일·마이박스가 저장돼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처럼 중요하고 민감한 정보들이 사망 이후 법적으로 상속 대상이 될 수 있는지, 누가 접근하고 삭제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처리는 플랫폼이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사후 계정 처리 기능’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기능들은 각 플랫폼마다 제도와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이 글에서는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대표 플랫폼인 구글, 애플, 카카오, 네이버의 사망자 계정 처리 및 상속 정책을 비교하여, 어떤 차이가 있는지, 어떤 점을 사전에 준비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정리한다.


2. 구글 – ‘비활성 계정 관리자’로 사전 설정 가능

구글은 비교적 이른 시점부터 디지털 상속에 대해 대비책을 마련해 왔다.
**‘비활성 계정 관리자(Inactive Account Manager)’**라는 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계정에 일정 기간 이상 로그인하지 않을 경우, 지정된 사람에게 계정 일부 또는 전체 데이터 접근 권한을 부여하거나 계정을 자동 삭제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

✔ 핵심 기능 요약

  • 비활성 기간 설정 가능 (3개월~18개월 등)
  • 최대 10명까지 수신자 지정 가능
  • 전달할 데이터 종류 선택 가능 (Gmail, 드라이브, 유튜브 등 개별 지정)
  • 계정 자동 삭제 옵션 제공

이 기능은 유언장 없이 사망했을 경우에도 자동 발동되기 때문에, 구글 사용자라면 반드시 활용해야 할 기능이다. 단점은 사망자가 미리 설정하지 않으면 유족이 직접 접근 요청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3. 애플 – ‘디지털 유산 연락처’ 지정으로 계정 접근 허용

애플은 2021년 iOS 15.2부터 ‘디지털 유산 연락처(Digital Legacy Contact)’ 기능을 도입해, 사용자가 사망 후에도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자신의 애플 계정과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아이클라우드에 저장된 사진, 메모, 메일, 메시지, 캘린더 등 중요한 정보를 보호하면서도, 유족의 정당한 상속을 가능하게 하는 매우 강력한 수단이다.

✔ 기능 특징

  • 애플 ID 계정 설정에서 유산 연락처 지정 가능
  • 연락처는 애플 기기 또는 이메일 주소로 등록
  • 지정된 유족은 사망증명서 + 액세스 키 제출 시, 애플 서버로부터 접근 권한 부여
  • 유족은 사망자의 아이클라우드 자료를 다운로드 가능

애플은 개인정보 보호가 강한 기업이지만, 이 기능 도입 이후에는 사망자 계정 접근을 제도적으로 허용하는 몇 안 되는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다.
단, 연락처 지정과 액세스 키 등록을 생전에 반드시 완료해야 하며, 설정하지 않았다면 유족은 접근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


4. 카카오 – 설정 기능 없음, 유족이 고객센터 요청 필요

카카오는 현재까지 구글이나 애플처럼 사망자 계정을 미리 설정하거나 상속 기능을 자동화하는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사망자의 카카오톡 계정, 카카오페이, 카카오스토리 등 계정에 접근하거나 삭제하려면 유족이 카카오 고객센터에 직접 요청을 해야 한다.

✔ 처리 절차 요약

  1. 카카오 고객센터에 ‘사망자 계정 처리 요청’ 접수
  2. 사망 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요청인 신분증 등 필수 서류 제출
  3. 처리 요청 내용 선택 (삭제, 비공개 전환 등)
  4. 내부 검토 후 2주 내외로 처리 결과 회신

카카오는 기본적으로 개인정보 보호를 매우 중요시하며, 유족 요청 시에도 로그인 권한이나 대화 내용 열람은 불가능하다.
또한 카카오페이나 카카오뱅크와 같이 금융 성격이 강한 계정은, 각 금융 기관의 지침에 따라 별도로 처리되므로 계좌별로 상속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5. 네이버 – 고객센터 요청은 가능하지만, 자동화 기능은 부재

네이버 역시 사망자 계정을 사전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유족이 요청을 할 경우에 한해 계정을 탈퇴하거나, 마이박스 등 저장된 일부 데이터를 백업해주는 조치가 가능하다. 정책상 상속이란 개념보다는 ‘삭제 및 보호’ 중심의 절차로 운영되고 있다.

✔ 유족 요청 절차

  1. 네이버 고객센터 > 사망자 계정 삭제 요청 접수
  2. 사망 진단서, 가족관계증명서, 신분증 사본 등 제출
  3. 내부 검토 후 계정 삭제 또는 일부 데이터 백업 제공
  4. 단, 메일·블로그 등 일부 서비스는 개별 요청이 필요

네이버는 계정 통합이 되어 있지 않아, 블로그·메일·마이박스·카페 등이 각각 개별적으로 처리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유족이 계정 전체를 한 번에 정리하기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플랫폼별 디지털 유산 상속 정책 비교: 구글, 애플, 카카오, 네이버

 

◎ 마무리: 플랫폼은 다르고 정책은 복잡하다, 준비는 지금부터

디지털 자산을 포함한 온라인 계정은 **사용자 개인의 삶과 재산이 그대로 담긴 ‘유산’**이다.
하지만 각 플랫폼은 ‘개인정보 보호’라는 대원칙 아래, 대부분의 사후 처리를 자동화하지 않고, 사전에 설정하지 않으면 유족의 접근을 차단하거나 복잡한 절차를 요구하고 있다.

다음은 플랫폼별 상속 정책 요약이다:

플랫폼 사전 설정 기능 유족 접근성 주요 처리 방식
구글  비활성 계정 관리자 중간~높음 자동 전달 또는 삭제
애플  디지털 유산 연락처 높음 액세스 키 제출 시 접근 가능
카카오  없음 낮음 고객센터 수동 요청
네이버  없음 낮음 고객센터 + 개별 서비스별 요청

이러한 차이를 고려할 때, 지금부터라도 가장 많이 사용하는 플랫폼의 사후 처리 기능을 확인하고, 필요한 설정을 미리 완료하는 것이 디지털 상속의 핵심 전략이다.

디지털 유산은 갑작스럽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준비하지 않았을 때만 문제가 된다.
생전에 계정 하나하나를 정리하고, 각 플랫폼이 제공하는 상속 기능을 점검하는 것만으로도 가족과 자산을 보호할 수 있는 강력한 대비책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