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디지털 자산도 상속의 대상이 되는 시대
현대인의 일상은 디지털 계정과 플랫폼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메일, 유튜브, 클라우드, SNS, 암호화폐 지갑 등은 더 이상 단순한 온라인 서비스가 아닌, 개인의 자산과 기록을 보관하는 공간이다. 이처럼 디지털 자산이 개인의 주요 재산으로 인식되면서, 사망 이후의 디지털 계정 관리와 상속 문제가 점차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에는 유족이 사망자의 이메일이나 SNS를 그냥 방치하거나 삭제 요청을 하는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 암호화폐, 클라우드 자료 등 금전적 가치까지 포함한 자산의 성격이 강해지면서, 글로벌 IT 기업들도 점차 사망자 계정 처리 및 상속 정책을 공식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한 유튜버가 갑작스럽게 사망한 후 남겨진 구글 계정에 접근하지 못해 수익 정산과 세무 신고까지 지연되며 가족이 어려움을 겪은 사례가 있었다. 또, 애플 계정을 소유한 사용자가 별도의 유언장을 남기지 않아 가족이 계정 접근을 위해 수개월간 법적 절차를 밟아야 했던 일도 있었다.
이 글에서는 구글, 애플, 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의 디지털 상속 정책을 비교하고, 실제로 상속을 준비하거나 요청할 때 꼭 알아야 할 실무 정보와 유의사항을 정리한다.
2. 구글 – ‘비활성 계정 관리자’로 사전 설정이 핵심
구글은 비교적 일찍부터 사망자 계정 처리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왔다.
‘비활성 계정 관리자(Inactive Account Manager)’ 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계정을 장기간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하여 지정된 사람에게 정보를 넘기거나 계정을 삭제하는 설정을 할 수 있다.
✔ 주요 기능 및 특징
- 비활성 판단 기준 설정: 예를 들어, 로그인하지 않은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면 계정이 비활성 상태로 전환됨
- 최대 10명까지 신뢰할 수 있는 사람 지정 가능
- 지정된 사용자에게 YouTube, Gmail, Google Drive, Google Photos 등 접근 권한 부여 가능
- 계정 자동 삭제 여부도 선택 가능
✔ 실무 팁
- 구글 계정에 YouTube 채널, 애드센스 계정, 사진 백업 등이 연결되어 있다면 반드시 이 기능을 설정할 것
- 설정 위치: 구글 계정 → 데이터 및 개인 정보 → 비활성 계정 관리자
- 유족 중 1명 이상을 지정하고, 어떤 데이터가 공유되는지 상세히 선택해야 함
- 실제 사례: 유튜버 A가 사망 전 이 기능을 설정하여 배우자가 로그인하지 않고도 YouTube 수익 정보를 정산할 수 있었음
이 기능을 미리 설정하지 않으면, 유족은 구글 본사에 계정 접근 요청서를 제출해야 하며, 복잡한 서류와 심사 과정을 거쳐야 한다.
구글의 정책은 사생활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사망자와의 관계를 입증해도 계정 전체 접근은 제한적일 수 있다.
3. 애플 – 디지털 유산 연락처 기능으로 iCloud 계정 보호
애플은 2021년 말부터 ‘디지털 유산 연락처(Digital Legacy)’ 기능을 iOS에 탑재하며, 사망자의 Apple ID 및 iCloud 자료에 접근할 수 있는 제도를 공식화했다.
이는 특히 iPhone, iPad, Mac, iCloud 사용자에게 중요한 사전 설정 기능이다.
✔ 기능 개요
- 최대 5명의 ‘디지털 유산 연락처’를 생전에 지정 가능
- 사망 시, 지정된 사용자가 사망 증명서와 접근 키(Access Key)를 애플에 제출
- 사진, 메모, iCloud Drive 자료, 메일, 일정 등 열람 가능
- 단, 구입한 콘텐츠(앱, 음악, 영화)는 상속되지 않음
✔ 설정 방법과 주의사항
- iOS 15.2 이상 기기에서 ‘설정 → Apple ID → 암호 및 보안 → 디지털 유산 연락처’에서 설정
- 지정된 사람에게는 ‘접근 키’가 자동 발급되며, 이 키와 사망 증명서가 모두 있어야만 접근 가능
- 애플은 개인정보 보호에 매우 엄격하기 때문에, 사망자의 접근 키를 분실한 경우 복구가 불가능할 수 있음
실제 사용자 후기 중에는, 부모가 사망한 후 iCloud에 저장된 가족 사진과 문서를 복구하는 데 성공한 사례도 있지만,
반대로 접근 키를 찾지 못해 애플에서 자료 열람을 거절당한 사례도 있었다.
4. 메타(Meta)와 마이크로소프트 – 추모 계정과 제한적 상속 요청
메타 플랫폼(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은 사망자 계정에 대해 ‘추모 계정’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계정을 영구 보존하며 사망자의 이름 앞에 ‘Remembering’(기억 중)이라는 문구가 붙는 방식이다.
✔ 페이스북(Facebook)
- 생전 ‘상속 관리자’ 지정 가능: 친구, 가족 중 1명을 지정하여 사망 후 프로필 사진 변경, 추모글 고정 등 일부 기능 사용 가능
- 삭제 요청도 가능: 생전에 ‘사망 시 계정 삭제’ 옵션을 설정할 수 있음
- 사망 확인 서류 제출 시 추모 계정 전환 가능
✔ 인스타그램(Instagram)
- 상속 관리자 기능은 없으며, 사망 후 유족이 메타에 요청해야만 추모 계정으로 전환 가능
- 계정 콘텐츠는 보존되나 로그인은 불가, 수익화 불가
- 요청 시 관계 증명 및 사망 증명서가 반드시 필요
✔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 별도 상속 기능은 없음
- 사망자의 계정 접근을 원할 경우, 사망증명서, 법적 문서, 관계 증명 서류 등을 제출해야만 검토 가능
- 승인되면 Outlook 이메일, OneDrive 문서 일부에 제한적으로 접근 허용됨
- 실제로는 계정 복구가 매우 까다로워, 사전에 패스워드 매니저에 등록해 두는 것이 가장 효과적
5. 주요 플랫폼 디지털 상속 정책 비교 요약
아래는 각 기업의 디지털 상속 정책을 한눈에 비교한 표이다.
이 표를 참고하여, 사용 중인 플랫폼에 따라 생전 설정을 우선적으로 완료해 두는 것이 상속 갈등과 정보 유실을 막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항목 | 구글 | 애플 |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 마이크로소프트 |
생전 상속 설정 | O (비활성 계정 관리자) | O (디지털 유산 연락처) | O (상속 관리자) | X | X |
계정 삭제 옵션 | O | O | O | X | X |
사망 후 접근 요청 | 가능 (서류 제출) | 가능 (접근키+사망증명서) | 가능 (추모 전환) | 가능 (제한적) | 제한적 가능 |
공유 가능한 데이터 | 선택 가능 | iCloud 일부 | 게시물, 사진 | 게시물 | 이메일, 문서 일부 |
평균 처리 기간 | 1~2주 | 1~3주 | 1~2주 | 1~2주 | 3~5주 |
'디지털 유산 상속 > 5. 해외 사례 및 정책 비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플랫폼별 디지털 유산 상속 정책 비교: 구글, 애플, 카카오, 네이버 (2) | 2025.08.07 |
---|---|
디지털 유산 상속 실제 사례로 보는 국가 별 제도와 현실 (2) | 2025.08.06 |
해외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주요 국가의 디지털 상속 제도 비교 (4) | 2025.08.06 |
한국에서 디지털 유산 관련 법이 없는 이유 (1) | 2025.08.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