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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유산 상속/2. 플랫폼별 디지털 유산 상속 방법

디지털 유산 상속의 시작: 사망자의 SNS 계정을 삭제하려면?

by wishforwish 2025. 8. 6.

1. 사망자의 SNS 계정, 그냥 두면 생기는 문제들

누군가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그의 SNS 계정은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인스타그램에는 생전의 마지막 사진이, 페이스북에는 가족과 친구들이 남긴 댓글이, 그리고 유튜브나 트위터에는 그 사람의 흔적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 어떤 가족은 이를 추모의 공간으로 남겨두길 원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계정을 완전히 삭제하거나 관리 권한을 이전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대부분의 SNS 플랫폼은 사망자의 계정을 '개인 정보 보호'의 이유로 유족에게 열람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더구나 생전 아무런 설정도 없이 갑작스럽게 사망한 경우에는, 남은 가족이 계정 삭제 절차조차 복잡하게 진행해야 한다.

특히 사망자의 계정이 해킹되거나 악용되는 경우에는 더 심각하다. 실제로 유령 계정을 해킹해 스팸을 퍼뜨리거나, 사망자를 사칭해 지인을 사기로 유도하는 사례도 빈번히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를 막기 위해서는 SNS 계정을 삭제하거나 적절히 처리하는 것이 디지털 유산 정리의 첫걸음이다.

이 글에서는 사망자의 SNS 계정을 삭제하려면 어떤 절차가 필요한지, 각 플랫폼별 실제 요청 방법과 유의사항을 정리한다.


디지털 유산 상속의 시작: 사망자의 SNS 계정을 삭제하려면?

 

2. 페이스북 – 추모 계정 전환 또는 삭제 요청

페이스북은 사망자 계정에 대해 **'추모 계정으로 전환'**하거나 '계정 완전 삭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방식이든 유족이 직접 요청해야 하며, 구체적인 서류 제출이 필수다.

◎ 계정 삭제 요청 방법

  1. 페이스북 도움말 센터 접속 → ‘사망자 계정 신고’ 선택
  2. 요청 유형에서 ‘계정 삭제 요청’ 선택
  3. 사망자의 성명, 계정 URL, 사망자 이메일 또는 전화번호 입력
  4. 다음 서류 첨부:
    • 사망 증명서 (사망진단서, 부고 기사 등)
    • 가족관계증명서 또는 법적 대리인 증명서류

페이스북은 해당 요청을 접수한 후, 내부 검토를 거쳐 약 2주 이내에 계정을 삭제하거나 추모 계정으로 전환하게 된다.
단, 상속 관리자(legacy contact)가 설정된 계정은 삭제 요청 시 추가 확인 절차가 있을 수 있다.

✔  유의사항

  • 유족이라고 하더라도 로그인 권한은 절대 부여되지 않음
  • 메시지, 사진, 게시글의 백업은 사망자 본인의 설정이 없었다면 불가
  • 계정 삭제 후에는 모든 정보가 완전 삭제되며, 복원 불가

3. 인스타그램 – 삭제와 추모 계정 전환, 모두 가능하지만 접근은 제한적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과 동일한 메타(Meta) 소속 플랫폼이지만, 계정 처리 방식에 차이가 있다.
인스타그램은 상속 관리자 기능이 없기 때문에, 유족은 직접 메타 측에 사망자 계정에 대한 조치를 요청해야 한다.

◎ 인스타그램 계정 삭제 요청 절차

  1. 인스타그램 사망자 계정 신고 페이지 접속
  2. ‘사망한 사람의 계정 삭제 요청’ 선택
  3. 다음 서류 첨부:
    • 사망 증명서
    • 가족관계증명서
    • 본인 신분증 사본

신청 후 메타 측의 검토를 거쳐, 계정은 영구 삭제 또는 추모 계정으로 전환된다.

◎ 추모 계정 전환 시 특징

  • 계정 이름 앞에 ‘기억 중(remembering)’ 표기
  • 게시물은 유지되지만, 댓글 작성, 로그인, 콘텐츠 수정 불가
  • 메시지 내역 및 로그인 기록은 열람 불가

✔  유의사항

  • 사망자가 2단계 인증을 설정해두었더라도 유족이 접근할 수 없음
  • 백업하지 않은 콘텐츠는 삭제 후 복구할 수 없음
  • 요청자가 가족임을 입증해야 하며, 타인의 사망자 계정을 임의로 요청할 수 없음

4. 트위터, 틱톡, 유튜브 – 삭제는 가능하지만 ‘상속 개념’은 부재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SNS 플랫폼으로 트위터(X), 틱톡, 유튜브가 있다. 이들 플랫폼 역시 사망자의 계정을 직접 상속하는 기능은 없지만, 일정 조건 하에 계정 삭제는 가능하다.

◎ 트위터 (X)

  • 유족 또는 법적 대리인이 트위터 고객센터에 삭제 요청 가능
  • 사망 증명서, 유족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필요
  • 로그인 권한 없이, 트위터 측이 계정 삭제를 대행하는 방식

◎ 틱톡

  • 틱톡은 별도의 사망자 처리 전용 절차가 없지만, 고객센터에 문의해 계정 삭제 요청 가능
  • 다만 틱톡은 사망자 계정을 삭제하기 전, 해킹이나 불법 접근 방지 확인을 강화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 유튜브 (구글 계정 기반)

  • 유튜브 계정은 구글 계정의 일부로 간주되므로, 구글의 ‘비활성 계정 관리자’ 또는 별도 삭제 요청 절차에 따라 처리됨
  • 사망 증명서, 법적 문서, 관계 증명서 등이 필요
  • 계정 삭제까지 4주 이상 소요되는 경우도 있음

이처럼 플랫폼에 따라 절차와 필요 서류가 다르기 때문에, 사전에 계정별 처리 방법을 정리해두는 것이 유족의 혼란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5. 사망자 계정 삭제를 위한 사전 준비 체크리스트

디지털 유산의 시작은 ‘정리’에 있다. SNS 계정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사망 이후에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는 생전의 사전 준비에 달려 있다.
다음은 누구나 지금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디지털 계정 삭제 대비 체크리스트다.

 1. 주요 계정 사후 처리 설정하기

  • 페이스북 → 상속 관리자 지정
  • 구글 → 비활성 계정 관리자 설정
  • 트위터, 틱톡은 사후 요청 절차만 존재하므로, 가족에게 정보를 공유해둘 것

 2. 계정 정보 기록해 두기

  • SNS 계정의 아이디, 가입 이메일, 연결된 전화번호 등을 비공개 문서로 정리
  • 패스워드 매니저(1Password, Bitwarden 등)를 활용해 접근 정보를 암호화하여 보관

 3. 유언장 또는 디지털 유산 계획 문서 작성

  • SNS 계정에 대한 처리 희망(삭제 or 보존)을 문서로 작성
  • 가능하면 공증을 통해 법적 효력 확보

 4. 가족 또는 법적 대리인과 공유

  • 정리된 계정 목록과 처리 지침은 가족 1인 이상에게 안전하게 전달
  • 법적 대리인(변호사, 노무사 등)이 있다면 함께 보관

 마무리: 디지털 상속, 계정 삭제로부터 시작된다

디지털 시대의 사망은 단순히 생명이 멈추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온라인 자산이 남겨지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SNS 계정은 고인의 흔적이자 가족에게는 감정적인 공간이지만, 사후 처리 방법을 모르면 오히려 갈등과 혼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계정 삭제는 어렵지 않지만, 절차는 반드시 공식 채널을 통해 진행되어야 하며, 철저한 증빙이 필수다.
생전에 계정의 정리를 미리 해두고, 삭제 또는 추모를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해 두는 것이 진정한 디지털 유산 준비의 시작이다.